"이바보."
조약돌이 날아왔다.
소년은 저도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소녀가 막 달린다.
갈밭 사잇길로 들어섰다.
뒤에는 청량한 가을햇살 아래 빛나는 갈꽃뿐.
이제저쯤 갈밭머리로 소녀가 나타나리라.
꽤 오랜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됐다.
그런데도 소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발돋움을 했다.
그러고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됐다.
저쪽 갈밭머리에 갈꽃이 한옴큼 움직였다.
소녀가 갈꽃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천천한 걸음이었다.
유난히 맑은 가을햇살이 소녀의 갈꽃머리에서 반짝거렸다.
소녀 아닌 갈꽃이 들길을 걸어가는 것만 같았다.
소년은 이 갈꽃이 아주 뵈지않게 되기까지 그대로 서있었다.
문득, 소녀가 던진 조약돌을 내려다 보았다.
물기가 걷혀있었다.
소년은 조약돌을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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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부터 좀더 늦게 개울가로 나왔다.
소녀의 그림자가 뵈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러나,이상한 일이었다.
소녀의 그림자가 뵈지않는날이 계속될수록
소년의 가슴한구석에는 어딘가 허전함이 자리 잡는 것이었다.
주머니속 조약돌을 주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한 어떤날,
소년은 전에 소녀가 앉아 물장난을 하던 징검다리 한가운데에 앉아 보았다.
물속에 손을 잠갔다.세수를 하였다.
물속을 들여다 보았다.검게탄 얼굴이그대로 비치었다. 싫었다.
소년은 두손으로 물속의 얼굴을 움키었다.
몇번이고 움키었다.
그러다가 깜짝놀라 일어나고 말았다.
소녀가 이리로 건너오고 있지 않느냐.
‘숨어서 내가 하는일을 엿보고 있었구나.’
그대를 만날때면
이렇게 포근한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미소를 띄어봐도 마음은 슬퍼져요
사랑에 빠진 나를
나를 어찌할 수 없나요
소년은 달리기를 시작했다.
디딤돌을 헛디뎠다.
한발이 물속에 빠졌다.
더 달렸다.
몸을 가릴데가 있어줬으면 좋겠다.
이쪽 길에는 갈밭도없다.
메밀밭이다.
전에없이 메밀꽃냄새가 짜릿하게 코를 찌른다고 생각됐다.
미간이 아찔했다.
찝찔한 액체가 입술에 흘러들었다.
코피였다.
소년은 한손으로 코피를 훔쳐내면서 그냥 달렸다.
어디선가 ’바보,바보’ 하는
소리가 자꾸만 뒤따라오는것 같았다.
토요일 이었다.
개울가에 이르니,
며칠째 보이지않던 소녀가 건너편가에 앉아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모르는 체징검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얼마전에 소녀앞에서 한번실수를 했을뿐,
여태 큰길가듯이 건너던 징검다리를 오늘은 조심스럽게 건넌다.
"얘."
못들은 체 했다.둑위로 올라섰다.
www.youtube.com/watch?v=xJqaYMg_xvY
神話 이야기(7) - 피라모스와 티수베 - 뽕나무^오디 - 로미오와 줄리엣 - 桑中之喜(상중지희)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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