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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歷史^文化

구토지설(龜兎之說) ^ 김춘추 ^ 대야성

구토지설(龜兎之說)  

- <삼국사기(三國史記)> 김유신전(金庾信傳) -

 

합천^황강^대야성 터

 

(배경 해설)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 11

김춘추의 딸과 사위 품석이 백제군에게 죽임을 당하자

김춘추는 이를 보복하기 위해

고구려로 구원병을 요청하러 떠났다.

 

그러나 고구려는 오히려 김춘추는

첩자로 오인되어 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백제가 차지했던 고구려 국토를

신라가 다시 빼앗고는 고구려에 돌려주지 않는다 하여,

잡혀 죽게 되었을 때

고구려 왕의 총신(寵臣) ‘선도해(先道解)’에게

청포(靑布) 300 보(步)를 주고

그에게서 들은

탈신지계(脫身之計; 탈출계략)

[이 설화는 인도에서 유래되었다 함(불교설화)] 

 

 

그 때 고구려에 들어올 때 가지고 온 청포 3백 포를

고구려 장수 선도해에게 뇌물로 주자,

선도해가 탈출을 암시하며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에서

 

용왕은 고구려 보장왕이며,

거북은 그 신하이고,

토끼는 김춘추가 된다.

 

(인도 불경에서는 원숭이와 악어로,

한역(中國) 경전에서는 원숭이와 자라로,

리 나라에서는 토끼와 거북이로 나타나게 된다)

 

 

【줄거리】

『동해 용왕의 딸이 병이 들어 앓고 있었는데,

토끼의 간이 신효하다 하여 거북이가 육지로 나와

토끼를 꾀어 바다로 돌아가면서 사정 이야기를 하였다.

토끼는 거북의 이야기를 듣고 속은 것을 알고

꾀를 내어 자기는 간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바위에 놓고 왔으니

다시 가서 가져와야겠다 하였다.

거북은 토끼의 말을 믿고 육지로 다시 나와

토끼를 놓아주었더니 그만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본문 감상

『옛날에 동해 용왕의 딸이 병이 들어 앓고 있었다.

의원의 말이 토끼의 간을 얻어서

약을 지어먹으면 능히 나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바다 속에는 토끼가 없으므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때 한 거북이가 용왕에게 아뢰기를,

"제가 능히 토끼의 간을 얻어 올 것입니다."하고,

드디어 육지로 올라가서 토끼를 만나 말하기를,

"바다 속에 한 섬이 있는데, 샘물이 맑아 돌도 깨끗하고,

숲이 우거져 좋은 과일도 많이 열리고, 춥지도 덥지도 않고,

매나 독수리와 같은 것들도 감히 침범할 수 없는 곳이다.

만약, 그 곳으로 갈 것 같으면 아무런 근심도 없을 것이다."하고 꾀어서는,

드디어 토끼를 등 위에 업고 바다에 떠서 한 이삼 리쯤 가게 되었다.

 

 

이 때 거북은 토끼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지금 용왕의 따님이 병이 들어 앓고 있는데,

꼭 토끼의 간을 약으로 써야만 낫겠다고 하는 까닭으로

내가 수고스러움을 무릅쓰고 너를 업고 가는 것이다."하니,

 

(아뿔사, 속았구나!)

토끼는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아아 그런가,

 

 

나는 신명(神明)의 후예로서

능히 오장(五臟)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가지고 이를 다시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요사이 마침 마음에 근심스러운 일이 생겨서

간을 꺼내어 깨끗하게 씻어서 잠시 동안 바윗돌 밑에 두었는데,

너의 좋다는 말만 듣고 오느라고 그만 간을 그대로 두고 왔다.

내 간은 아직 그 곳에 있는데,

다시 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돌아오지 않으면,

어찌 네가 구하려는 간을 가지고 갈 수 있겠는가.

나는 비록 간이 없어도 살 수가 있으니,

그러면 어찌 둘이 다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하니,

거북이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도로 육지로 올라왔다.

 

 

(메롱! ㅋㅋㅋ! ㅎㅎㅎ!)

토끼는 풀숲으로 뛰어 들어가면서 거북에게 말하기를,

"거북아, 너는 참으로 어리석구나.

어찌 간이 없이 사는 놈이 있겠느냐?"하니,

거북이는 멋쩍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갔다.』

 

 

【보충^감상】

신라 선덕왕 11년(642년)에 백제가 대량주(大梁州)를 치고

김춘추의 딸과 사위를 죽였다.

김춘추는 복수하고자 고구려로 청병하러 갔다.

고구려 보장왕(寶藏王)은 개금(蓋金: 연개소문)을 파견하여 맞아들여

성대한 잔치를 베풀고 극진히 대접하였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왕에게 아뢰기를

‘김춘추는 고구려를 염탐하러 온 것이니,

죽여 후환이 없게 하소서’라 하였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엉뚱한 질문으로

그 대답을 곤란하게 만들어서 욕을 보이려 하였다.

왕은 ‘마목현(麻木峴.지금의 문경)'은

죽령(竹嶺)과 함께 본래 우리의 땅이다.

만약 이를 돌려 주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라 하였다.

이에 김춘추는 ‘나라의 땅은 한 신하가 마음대로 할 수 없으므로

감히 명령을 받들 수 없습니다.’라 하였다.

왕은 크게 노하여 김춘추를 옥에 가두었다.

 

 

김춘추는 고구려 왕의 총신인 선도해에게 뇌물을 주니

선도해는 성찬을 갖추어 함께 술을 마셨다.

술이 취하자 선도해는 농담삼아 김춘추에게

‘그대는 일찍이 거북과 토끼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는가?’ 하면서

이 설화를 이야기해 주었다.

 

김춘추는 선도해로부터 구토지설을 듣고

그 비유의 뜻을 알아차리고 왕에게

‘마목현과 죽령은 본시 고구려의 땅이므로 신이 귀국하면

우리 임금에게 청하여 곧 돌려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동녘에서 뜨는

밝은 해를 두고 맹세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보냈다.

왕은 기뻐하고 그를 돌려보내 주었다.

 

 

김춘추는 고구려의 지경을 나오자마자 전송자에게

‘나는 백제와의 숙원을 풀려고 왔는데

왕께서는 이를 허락하지 않고 도리어 강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나의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왕에게 글을 보낸 것은

오직 죽음을 면하고자 도모한 따름이다.’라 하였다.

 

우선 목숨이 무사하게 됨 김춘추는 돌아와

또 다시 고구려와 원수 같이 되어 서로 삼국을 통일하려고

지혜와 군사력을 길러가며 으르렁대었다.

- <삼국사기(三國史記)> 김유신전(金庾信傳) -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벌써 우리나라 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이다.

그 뜻은 임기응변(臨機應變)으로 남을 속여

위험한 장소를 벗어나가라는 말이 된다.

 

https://youtu.be/5sl_DgNvWjQ?t=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