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오어(汝屎吾魚).’
상(想)에 사로잡힌 사람에게는 똥은 똥일 뿐이지만,
이를 초월한 사람에게는
환귀본처(還歸本處)라는 거스를 수 없는 섭리다.
포항 운제산 오어저수지 물가에 있는
오어사(吾魚寺)는
해동성자 원효 스님이 물먹은 곳 중 하나로,
내용은 ‘이혜동진(二惠同塵)’조에 나온다.
사실 이 대목은
신라시대 10성
(十聖 : 아도ㆍ염촉ㆍ혜숙ㆍ안함ㆍ의상ㆍ표훈ㆍ사파ㆍ원효ㆍ혜공ㆍ자장) 중
혜숙(惠宿)ㆍ혜공(惠空) 스님에 대한 소개와 이적(異蹟)을 기록하고 있다.
주인공은 혜숙과 혜공이며,
원효는 혜공을 빛내기 위한 조연이다.
혜공은 천진공의 집에서 품을 파는 노파의 아들로,
아명은 우조(憂助)다.
신령스러운 이적으로 면천(免賤)해 출가했는데
날마다 만취해 삼태기를 지고 거리에서 춤을 추었으므로
‘부궤(負櫃)화상’이라 불렸다.…
늘그막에 항사사(恒沙寺)에 거처했는데,
당시 원효가 인근에 주석하면서
여러 경전의 소(疎)를 찬술하면서
의심나는 것은 혜공을 찾아가 물었다.
어느 날,
원효와 혜공이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돌 위에 똥을 보았다.
혜공이 그를 가리켜
“그대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
여시오어[汝屎吾魚]”고 외쳤다.
때문에
절 이름을 오어사(吾魚寺)로 고쳐 불렀다.
마지막 말을 두고
‘그대가 눈 똥은 내가 잡은 물고기’라는 등
여러 해석과 더불어 발언 주체도
원효라는 주장이 예전부터 있었던 모양이다.
⑨ 포항 오어사(吾魚寺) - 금강신문 (ggbn.co.kr)
如是我聞(여시아문) - 나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tistory.com)
독사가 풀을 먹으면 독이 되지만
젖소가 풀을 먹으면 우유가 된다.
같은 물고기를 먹고도 도가 낮은 사람은 구린내 나는 똥만 배설하고,
도가 높은 이는 다시 살아 있는 고기를 낳을 수 있다.
이 말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
혜공은 희롱조의 말 속에 깊은 의미를 담아
젊은 원효를 일깨워 주고 있었던 것이다.
잡아먹은 고기를 어찌 다시 살릴 수 있는가?
칼릴 지브란의 시를 보자.
“그대 이빨로 사과를 깨물 때면
마음속으로부터 속삭이리라.
그대 씨앗은 나의 몸속에서 살아갈 것이며
그대 미래의 싹은 나의 심장 속에서 꽃 피리
그리하여 그대 향기는 내 숨결이 되어
우리 함께 온 계절을 누리리라.”
여시오어(汝屎吾漁),
너는 똥이고(汝屎)
나는 고기다(吾魚).
그대가 배설한 것은 똥이지만
나는 다시 고기를 살려놓았소.
혜공과 원효 사이에 있었다는 이 말은 두고두고 풀어야할 화두다.
두 스님이 함께 고기를 잡아먹고도
한 사람은 냄새나는 똥이나 싸지만,
한 사람은 다시 그 고기를 살렸다는 이야기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하루 세 끼 밥을 먹고도
어떤 사람은 냄새를 풍기며 살고
어떤 사람은 진정한 살림꾼으로 산다.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3567
https://www.artinsight.co.kr/m/page/view.php?no=5237#link_guide_netfu_89053_16079
1744년에 쓰인
‘영일운제산오어사사적」(迎日雲梯山吾魚寺事迹)’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수행의 여가에
광석대에 앉아 노닐기도 하고 도를 논하기도 했으며
물고기를 낚아 삼킨 뒤 뒤를 보며 장난을 치기도 했는데,
그 똥이 물고기로 변해
모두 흐름을 따라 내려가건만
오직 한 마리만이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갔다.
혜공은
미소를 머금고 그 물고기를 가리키며
‘저놈이 바로 내 고기(吾魚)다’라고 했다.”
또 다른 버전은
두 스님이 도력을 겨뤘다는 상황을 추가한 것이다.
원효와 혜공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채로 물고기로 나오면 이기는 것으로 하고 시합을 벌였다.
한 마리는 살지 못하고
다른 한 마리만 살아서 힘차게 헤엄쳐갔다.
이를 본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살린 고기라고 우기며 서로 “내 고기(吾魚)”라고 했다는 것이다.
https://www.idaegu.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8569
형은 "開花滿山紅(개화만산홍)"
꽃이 피니 온산이 마카 벌~거타!
동생은 "落花滿山紅(낙화만산홍)"
꽃이 떨어지니 온산이 마카 벌~거타!
知心生故種法生(지심생고종법생)
마음이 생기면
만물의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心滅故 不二(심멸고촉루불이)
마음이 멸하면
무덤, 해골물이 둘이 아님을 깨달았구나.
– 원효대사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란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플라시보’는
라틴어로 ‘내가 기쁨을 줄 것이다(I shall please)’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심리학자들은 고통을 가라앉힌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의사가 자신의 환자에게
가짜 약을 진짜 약이라고 말한 후 복용케 하면
가짜 약인데도 병세가 호전된다는 것.
플라시보 효과, 뇌과학이 증명 – Sciencetimes
https://www.iworld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402608